징벌방
징벌방은 무덤 속의 관처럼 비좁았다. 벌방 안에 들어서니 독가스 같은 악취가 콧속으로 파고들어 괴롭혔다. 주검이 썩으면서 토해낸 것 같은 지독한 냄새였다. 삼복의 더위도 함께 버무려져 더욱 짙어졌다. 온몸을 오랏줄같이 친친 감아 얽어맸다. 뼁끼통에서 흘러나온 합수내는 최루탄을 터트려놓은 듯 했다. 속이 뒤틀렸다. 창자가 넘어 오려고 하였다. 두억신이가 목을 조이는 것처럼 숨쉬기가 거북했다.
‘무덤 같은 징벌방!’
삼천 번은 징벌방 가운데 서서 두리번거렸다.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고 징벌방에 처넣는 거야.’
삼천 번은 벌방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한참을 버티다가 떠밀려 마지못해 들어왔다. 힘없이 벽에 기대어 앉았다. 자신에게 잘못이 없다는 걸을 입증해야 되었다. 곰곰이 따지며 생각했다. 아무리 궁리해도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사람 미치게 만드네!’
삼천 번은 괴로워 몸부림을 치다가 벌떡 일어났다.
‘몸을 포승으로 단단히 묶어놓았으니…….’
삼천 번은 갑갑하여 몸을 뒤틀었다. 조사반에서 억울하다고 난동을 부리다가 담담에게 포승으로 묶이게 되었다.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고 방금 전에 징벌방으로 들어왔었다.
‘수갑을 채웠으면 되었지…….’
삼천 번은 몸을 결박하고 있는 오랏줄이 자꾸만 의식되었다. 수갑 찬 손목에 포승의 가운데에 나비맺음을 하여 다시 묶었다. 수갑과 함께 엮어 코를 만들어 매었다. 밧줄로 코걸이를 하고나서 허리를 휘감아 돌려 등에 묶었다. 그 곳에도 코를 만들어 걸었다. 남은 줄로 양쪽 팔에 코를 만들어 묶었다. 남아 있는 포승으로 반대편의 팔에 묶여 있는 코에 걸어 모았다. 그 줄로 코를 만들어 묶었다. 남아 있는 밧줄을 코에 걸었다. 이렇게 시승해 놓았다. 팔을 얼마나 힘껏 단단히 묶어 놓았는지 절리며 아팠다. 참으로 괴로웠다. 고통스러워 참기가 어려웠다. 포승이 조여들어 움퍽 파인 단사자리를 만들고 있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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