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한국에도 이만한 장르소설 작가가 있다는 한 가닥 자존심, 혹은 유니크한 자기 세계를 지닌 보기 드문 장르소설가 듀나. 그가 2007년 「용의
이」 이후 첫 단편집으로 찾아왔다.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는 듀나가 그동안 발표해온 단편에서부터 아직 미발표된 작품까지, 아주 짧은 단
편에서부터 조금 긴 중편까지 골고루 선정한 13편의 소설 작품이 실려있다. 표제작으로 선정한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나 「안개 바다」와 같
이 최근 그가 구상하고 있는 우주 배경의 ‘링커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거대 이야기부터, 그동안 발표해온 듀나의 호러, 판타지적인 이야기까
지 다양하고 화려한 색으로 펼쳐진다.
듀나는 오늘날 문학이 그려내는 데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SF적 상상력을 통해
인상적으로 서사화하며, SF 장르에 잠재된 정치성이 어떤 식으로 발현될 수 있는지, 혹은 한국 SF의 정치성이 어디까지 나아가 있는지 인상적
으로 예시하고 있다. 장르문학과 주류문학의 경계가 급속히 해체되는 문학적 흐름 속에서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현실문제를 빨아들이는 유연
한 상상력의 소유자, 듀나의 오랜 작품경향에서부터 현재 그가 만들어내는 문학적 세계들까지를 한 번에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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