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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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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시민

저자
김서진 저
출판사
나무옆의자
출판일
2016-03-14
등록일
2021-11-18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14MB
공급사
예스이십사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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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단조롭고 조용한 삶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선량한 그녀.
완전 범죄는 가능하다.
현실에서는 치밀한 인과관계가 작동하지 않으므로.


어느 날 아침 평범한 40대 가정주부인 이은주가 경찰에 체포된다. 혐의는 뜻밖에도 살인 용의자. 60대 남자가 개천에 빠져 죽은 채로 발견됐을 때 경찰은 실족사로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은주가 그를 살해하는 현장을 보았다는 목격자가 나타난 것. 은주는 피해자가 누구인지조차 모른다며 완강히 저항하고, 경찰은 어쩔 수 없이 은주를 풀어준다.

일단 풀려났지만 목격자의 출현은 은주를 불안하게 만든다. 그리고 목격자는 사라져야 한다고 단호히 마음을 먹는다. 하지만 진짜 목격자는 따로 있다. 바로 논술 강사를 하면서 소설가를 꿈꾸는 윤창수로, 그는 삶이란 인과나 논리가 아니라 우연과 충동에 의해 지배된다고 생각한다. 소설의 소재를 찾던 창수는 평범해 보이는 40대 주부가 아무렇지도 않게 살인을 저지르는 광경을 보고 드디어 자신이 찾아다니던 이야기를 찾았다는 생각에 강렬한 흥분을 느낀다.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지만 독자들은 처음부터 누가 살인을 저지른 범인인지 분명히 알게 된다.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특별히 나빠 보이지 않는 평범한 중년 여성이 저렇게 간단하게 살인을 저지른 이유와 결국에는 범죄를 저지른 그녀가 죗값을 치르느냐일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이 두 가지를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고, 최초의 범인도 그 범행 현장을 지켜본 목격자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진화해간다.

은주가 저지른 두 번의 살인을 사람들은 마치 흥미로운 영화 속 사건을 이야기하듯 연쇄 살인으로 몰아간다. 시장 상인들은 연쇄 살인범 이야기를 문화 상품처럼 판매하고, 살인이 일어난 현장에서 서바이벌 게임을 즐기려는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몰려들면서 마을은 축제의 현장처럼 바뀐다. 타인의 불행을 가상의 세계에서 나와는 전혀 무관한 일인 듯 쉽게 소비하고 잊어버리고 마는 현실과 이 소설을 다르지 않다.

현실은 추리소설처럼 정교하고 치밀한 인과관계에 의해 작동하지 않고, 우연과 충동에 의해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시시각각 우리의 눈앞에 펼쳐진다. 때문에 살인이 반드시 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선행에 반드시 보상이 따르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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