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현대 영문학사 최초의 레즈비언 소설이자 ‘사랑과 고독’이라는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를 슬프고도 아름다운 언어로 그려낸 래드클리프 홀의 『고독의 우물』. 래드클리프 홀은 버지니아 울프, D. H. 로렌스에 버금가는 영국의 소설가로, 그녀의 작품이 국내에 완역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독의 우물』은 실제 남장을 하고 성적 소수자의 운명으로 살았던 래드클리프 홀의 자전적인 작품이자, 출간 즉시 동성애를 다루었다는 이유로 금서 처분되고 수년에 걸친 법적 분쟁으로 오스카 와일드, D. H. 로렌스와 함께 문학사상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게이/ 레즈비언, 동성애 문학이라는 좁은 영역을 벗어나 사회로부터 철저히 소외되어 사는 사람들의 고뇌와 외로움, 고통과 절망이 잘 묘사되어 있다는 점에서‘비블리오테라피’(문학치료)의 일환으로 활용되는 작품이며,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 비타 색빌웨스트의 『암흑의 섬』, 리타 메이 브라운의 『루비프루트 정글』 등과 함께 기성 사회와 과감하게 맞선 문제작으로 평가된다.
저자소개
본명은 마거리트 래드클리프 홀(Marguerite Radclyffe Hall). 1880년 영국 햄프셔 본머스에서 태어났다. 런던의 킹스칼리지에서 공부한 뒤 독일에서 학교를 다녔다. 시인으로 문단에 처음 데뷔하였으며, 이때 쓴 시들은 네 권의 시집으로 출간되었다. 가장 유명한 시 가운데 하나인 「눈먼 농부」는 코닉스비 클라크가 곡을 붙여 노래로 만들기도 했다. 1924년에는 처음으로 두 권의 장편소설 『대장간』과 『불 꺼진 램프』를 출간했다. 『불 꺼진 램프』는 동성애를 다룬 그녀의 첫 작품이다. 2년 뒤인 1926년에 한 식당 주인의 삶을 그린 감각적인 소설 『아담의 후예』프랑스의 페미나 상을 수상했고, 1927년에는 제임스 테이트 블랙메모리얼 소설 부문을 수상하였다.
평생 남장을 했던 그녀는 1928년에 평생 남성으로 살기를 소망했던 한 여인과 어린 소녀의 사랑을 자세하게 파헤친 장편소설 『고독의 우물』을 발표해 일대 파문을 일으켰으나, 동성애를 다루었다는 이유로 한동안 영국에서 출판이 금지되었다. 그녀는 『고독의 우물』의 출판 금지 조치가 해제되기 전인 1943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 외의 대표작으로는 『지구와 별 사이에서』(1906), 『세 지방의 노래』(1913), 『가장(家長)』(1932), 『여섯째의 큰 행복』(1936)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