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세상에서 가장 '못된' 소녀의 지독한 성장기
제1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박범신, 공지영, 황현산 등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제15회 한겨레문학상에 당선된, 신예작가 최진영의 장편소설이다. 신인답지 않은 문장과 이야기의 구성력으로 200여 편의 경쟁작을 물리치고 당선된 이 작품은 스스로 동심(童心)을 거부한 소녀의 눈을 통해 서늘한 현대 사회의 풍경을 서정적이면서도 정교하게 묘사한다.
'이년', '저년' 혹은 '언나'라고 불리는, '이름조차 행방불명된' 소녀가 있다. 거듭되는 아빠의 폭력과 엄마의 가출에 시달리다가 자신의 부모는 진짜 부모가 아니라고 확신하고 진짜엄마를 찾기 위해 집을 나온다. 그는 황금다방 장미언니, 태백식당 할머니, 교회 청년, 폐가의 남자, 각설이패 등을 만나면서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행복을 느끼기도 하지만, 가장 행복한 순간마다 버려지거나 도망치게 된다. 서울에서 자기와 비슷한 상처를 가진 친구를 만난다. 외롭고 힘든 순간마다 이전에 만났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들을 그리워하던 소녀는 그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마침내 어떤 결심을 하게 된다.
"엄마의 구멍을 찢고 바깥으로 나왔던 그 순간, 이미 끝을 경험했다."
이름조차 행방불명된 한 소녀의 성장은 자연스러워야 할 성장을 인위적인 것으로 돌려 세우는 삭막한 현대 사회 속에서 이루어진다. 작가는 한 소녀의 '특별한' 성장담을 통해 우리 사회의 밑바닥 인생들을 보듬는다. 그의 옆을 스쳐 지나가는 '못나고 실패해서 가짜 취급 받는 생애'들 속에서 '누군가가 웃으려면 누군가는 반드시 울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는 소녀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잔혹한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애써 묻어두었거나 외면해버린 상처들과 대면하게 하는 이 작품은 이 험악한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위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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