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를 읽다
인간을 믿는 마음
유가의 인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인성의 선함’을 믿는 데서 시작한다. 아름다운 사물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고 아름다움을 바라듯, 선한 것을 보면 선하다고 느끼고 선하려는 바람을 갖는다. 선정善政이란 그런 바람을 바르게 이끌어 주는 정치를 가리킨다. 맹자가 왕들을 찾아가 간곡히 청하고 설득하는 것도 이런 것이다. 인간이 공통된 마음으로 바라는 선을 정치에서 실천하면 모든 백성이 왕을 따를 것이고, 그러면 그 왕이 바라는 천하통일도 먼 얘기가 아니라고.
맹자는 이 주장들을 펼치기 위해 끝없이 왕들을 만나고, 사상가들과 논변을 펼친다. 왕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큰 소리 쳐 가며 하나하나 짚어 가며 그들의 오해를 설득한다. 양나라 양왕과 나눈 대화를 보면 맹자가 얼마나 왕의 쓸데없는 권위 의식을 우습게 보는지, 그런 의식에 당당히 맞서는지 알 수 있다. 또한 농사가 세상의 근본이라고 주장하는 농가나 화려한 장례식을 금기시한 묵가와 대화를 나누다, 한 걸음 한 걸음 차곡차곡 쌓아 올린 논리로 상대를 꺾는 부분을 보면 절로 박수가 나온다.
저자는 맹자를 “언어와 신념의 투사”라고 말한다. 인간에 대한 믿음을 정연한 논리로 펼쳐 내는 맹자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양자오 선생의 표현이 마음에 와서 꽂힌다. 기이하고 극단적인 주장을 외치는 수많은 사상가 사이에서 ‘고리타분한 유가의 인본주의’를 호기롭게 웅변하는 맹자는 그때나 지금이나 경이롭다.
번호 | 별점 | 한줄평 | 작성자 | 작성일 |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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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 맹자의 가르침을 얻어 손윗사람에게도, 손아랫사람에게도 포용력을 가져야겠다. | k*******5 | 2024-10-29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