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 나라 대한민국 - 나라꼴이 엉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시간과 함께하는
- MB정권 풍자 동화.
“자, 그럼 모든 준비가 되었으니 재판을 시작하도록 하지요.”
원숭이가 바위 중앙으로 걸어나오며 말한다.
“당신은 숲 속 나라에 사는 동물이 아닙니다. 그렇지요?”
원숭이는 새끼호랑이 주위를 천천히 맴돌며 정신을 분산시킨다.
“아니요. 호랑이들은 본래 숲 속 나라에서 살고 있었어요.”
대답을 하는 새끼호랑이의 얼굴에 식은땀이 맺힌다.
“예전엔 그랬지요.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사자왕이 왕좌에 오를 때, 이를 시기한 호랑이들이 스스로 떠났기 때문이지요. 그건 알고 있었겠지요?”
“거, 거짓말하지 마세요. 당신들이 쫓아낸 거잖아요!”
새끼호랑이는 얼굴에 식은땀을 털어내고는 사납게 으르렁댄다.
“아무리 호랑이라지만, 아직 새끼인 주제에 어른을 대하는 태도가 몹시 불량하구나. 일단, 어른을 공경하지 않는 죄!”
“뭐, 뭐라고요?”
“이곳은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냐?”
“엄마한테 들었어요. 당신들의 그 파렴치한 행동들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두 말이에요.”
“어미호랑이라…… 그럼 어미호랑이에게 허락은 받고 나온 거냐?”
“그건 당신들이 상관할 바가 아니잖아요!”
“보아하니 허락도 안받고 무단으로 나온 게로구나. 가출 죄 추가!”
“뭐, 뭐라고요? 으…… 당신들 정말……”
“아차차, 가장 중요한걸 미뤄두고 있었구나. 여길 찾아온 이유가 뭐냐? 용건이 있으니 위험을 무릎 쓰고서라도 찾아왔을 거 아니야?”
“위험이요? 숲 속 나라의 동물이, 숲 속 나라의 왕을 만나러 온 게 어째서 위험한 일이에요? 착각하지 마세요! 숲 속 나라의 왕은 숲 속 나라의 동물들을 섬기기 위해 자리하는 거에요. 말 한마디에 벌벌 떨며 머리를 조아려야 할건 동물들이 아니라, 그 동물들이 믿고 뽑아준 왕이라고요! 어쨌든 여기까지 왔으니 할말은 해야겠네요. 잘 들으세요! 사자왕은 처음부터 숲 속 나라 동물들을 속이고 권력을 차지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동물들은 순진하게도 사자왕이 조종하는 소식통 뻐꾸기의 말만 믿고 사자왕의 저 갈기, 그 화려함에 매료되었지요. 모든 게 다, 이런 일에 무심했던 우리 동물들의 탓이지만, 사자왕은 아직 사자왕을 믿고 있는 동물들을 위해서라도 그 헛된 생각을 바로잡아야 해요. 이제라도 사자왕은 귀를 덮고 있는 그 화려한 갈기를 벗어버리고, 동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요! 여전히 사자왕만 믿고 있는 다람쥐 아줌마와 아저씨, 그리고 아직 사자왕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바보 같은 동물들이 있어요. 그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단 말이에요. 사자왕의 속셈이 어떤지도 모르고, 알려고 조차 하지 않은 채, 기꺼이 사자왕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고요!”
“음…… 꽤나 감동적이구나. 하지만 넌 지금 거짓이 되어야 할 진실을 말하고 있어. 허위사실유포 죄 추가!”
“다, 당신들 정말, 끝까지 이런 식으로!”
새끼호랑이는 분노하여 벼랑 끝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 으르렁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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