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생태계 1
김정은, 장성택, 최룡해 등을 둘러싼
돈과 권력을 향한 양보없는 싸움!
시장경제로의 거대한 변화 과정에 들어선 북한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오랫동안 사회주의 체제전환을 연구한 저자가 북한이라는 무대를 통해 흥미진지한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북한은 지금 3개의 사회조직 원리가 작용하고 있다. 권력의 논리인 수령체계, 그리고 먹고 사는 원리인 시장, 그리고 인간관계의 논리인 강호의 도덕률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소설이 흥미로운 것은 북한을 무협과 판타지의 세계로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국가는 부패하고 관리들은 탐욕스럽고 법과 제도는 지켜지지 않고 백성들은 굶주려 먹을 것을 찾아 시장으로 나오고 있다. 기존 질서와 가치가 무너진 곳에서 북한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사람답게 살기 위해 인정, 의리, 신의, 의형제라는 강호적 가치를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수평적 가치체계인 강호는 수직적 권력논리인 수령체계와는 상극된다. 강호의 열사들이 모여 수령체계를 붕괴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다. 이 소설이 재미있는 것은 이 과정을 실현 불가능한 무력과 음모가 아닌 ‘쩐의 전쟁’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경제학자이자 주가작전꾼인 김종근은 북한을 돈과 인심으로 바꿀 계획을 세운다. 왜냐하면 북한은 무력에 의존해서 정권을 바꿀 수도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무력이 불가능하다면 수령체계를 돈으로 무너뜨리겠다는 것이 김종근의 생각이었다. 2012∽2013년 북한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에다 작가의 기발난 창의성이 더해지면서 이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김정은의 비자금을 두고 김종근과 김정은이 벌이는 게임은 마지막까지 예측을 불허한다. 주가조작, 에너지 개발, 체제전환 등 어려운 주제가 작가의 전문적인 식견과 유려한 글 솜씨로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소설의 저자인 윤성학은 고려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정치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대우경제연구소, UzDaewoo Bank, 러시아의 국제관계와 세계경제연구소(IMEMO), 대외경제정책연구소(KIEP) 등에서 근무하면서 시장경제로의 체제전환과 에너지 분야에 관한 많은 논문과 책을 출간한 내공이 소설에 그대로 녹여 들어가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분명한 캐릭터를 갖고 있다. 김정은, 장성택, 최룡해, 조연준의 개성이 소설에 그대로 살아 있다. 이 사람들의 고민과 행동이 합리적으로 이해가 되며 정말 그들이 현실에서도 이 소설처럼 살았을 것이라고 생생하게 느껴진다. 소설의 속도도 엄청나다.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다. 독자들은 생각하지 못한 반전을 곳곳에서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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