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동안 장석주가 펴내거나 발표한 글 중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들을 뽑아 새로 제목을 붙여 묶은 책이다. 비록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그의 산문들은 빛을 발하고 있으며, 갈수록 웅숭깊어지며 감탄을 부른다.
다독을 바탕으로 한 인문학적 통찰은 남과 다른 시각으로 일상과 사물, 개인적 경험 들을 들여다본다. 그는 비 온 뒤 느리게 기어가는 달팽이에서 위빠사나 수행자를 떠올리고 찰나라는 시간을 통찰하는 사람이다. “흘러가 버린 시간과 흘러오는 시간 사이에 찰나가 꽃봉오리를” 열며, “그 찰나에서 삶은 빛난다”는 문장은 그 자체로 시이며 철학이라 할 만하다.
저자소개
스무살에 시인으로 등단하여 서른 해쯤 시인, 소설가, 문학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때로는 출판기획자, 방송진행자, 대학교수, 북 칼럼니스트로도 활약했다. 그는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읽는 속도가 빠르지 않은데 읽은 책 목록이 긴 것은 책 읽는 일에 꾸준하고 부지런한 까닭이고, 아울러 앎과 슬기를 향한 욕심이 큰 까닭이라고 한다. 서른 해를 쉬지 않고 읽고 쓰며 걸어온 사람이다.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와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뒤 시와 문학평론을 함께 써오고, 동덕여대 경희사이버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하고, 국악방송에서 방송진행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한 조선일보·출판저널·북새통 등에서 ‘이달의 책’ 선정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월간 「신동아」에 ‘장석주의 책하고 놀자’라는 제목으로 3년 동안 북리뷰를 담당했고, 주간 「뉴스메이커」에 ‘장석주의 독서일기’를 2년간 연재했다. 경희사이버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국악방송에서 ‘행복한 문학’의 진행자로 활동했다. 노자·장자·주역과 작은 것들에 대한 심오한 통찰이 담긴 책들을 즐겨 찾아 읽고, 제주도·대숲·바람·여름·도서관·자전거·고전음악·하이쿠·참선·홍차를 좋아하며, 가끔 하늘의 별자리를 보고 점을 친다고 한다. 2000년 여름, 서울 살림을 접고 경기도 안성의 한 호숫가에 ‘수졸재’라는 집을 지어 살면서, 늘 머리맡에 『노자』와 『장자』를 두고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읽었다. 이를 계기로 『느림과 비움』 『느림과 비움의 미학』 『그 많은 느림은 어디로 갔을까』 같은 책을 펴내기도 했다. 2013년 영랑시문학상, 2010년 질마재문학상, 2003년 애지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수졸재’와 서울 서교동 작업실을 오가며 읽고, 쓰고, 사유하는 삶을 꾸려가고 있다. 시집 『오랫동안』과 산문집 『지금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와 『고독의 권유』등이 있다.""
목차
서문 / 8
1. 가벼움과 무거움
직립 보행 / 건축 / 문체 /
가벼움과 무거움 / 밥 /
술 / 속물 / 목적 / 취향
반성 / 느림 / 쉼 / 침묵 /
꿈 / 잘-삶 / 숭고 / 가을 /
2. 나는 당신의 활이다
장닭 / 초록거미 / 능구렁이 /
들판 / 벼락 / 외계인 /
이별 / K /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 /
지구 / 생일 / 독서 / 교련 수업 /
아버지 / 청국장 / 대추나무 /
나는 당신의 활이다 / 시마 /
3. 하이쿠를 읽는 봄밤
번개는 말한다 / 올해도 벚꽃 아래를 걸었으니 /
달에 손잡이를 매달자 / 어쩌다가 인간으로 태어났을까 /
종일 봄비 / 만일 들판에서 죽는다면 /
여름밤의 은둔자들 / 나팔꽃도 최선을 다해 피었구나 /
밤은 길고 / 매미 허물 / 숯도 처음부터 검었던 것은 아니었지 /
울지 마라, 풀벌레야 / 가는 봄, 물고기 눈에 눈물이 /
벼룩 씨, 당신의 밤도 길겠지? / 땔감 나무에 싹이 돋네 /
구멍마다 벌레가 울고 있다 / 슬픈 풍경! / 오는 봄이 가는 봄이다 /
달이 부처라도 / 성 가난 / 일획 / 이획 /
도마뱀은 꼬리에 덧칠할 물감을 어디에서 구할까 / 하이쿠 /
4. 얼굴을 읽다
얼굴 / 이마 / 눈 / 코 / 입술 /
혀 / 턱 / 뺨 / 관자놀이 /
눈썹 / 이 / 목구멍 / 왼손 /
옷 / 사람 / 타자 / 시간 /
5. 내가 사랑하는 것들
내가 사랑하는 것들 / 파스타 / 냉면 /
서태지 / 김광석 / 장국영 / 지강헌 / 법 /
가난 / 물병자리 / 물고기들 /
성욕 / 흡연 / 비움 / 다시, 비움 / 음악 /
다시, 내가 사랑하는 것들 / 나의 ‘첫’ / 시립 도서관 /
내 시의 비밀 / 또다시, 내가 사랑하는 것들 / 낯선 곳으로 떠나라 /
부록. 시시하고 하찮은 자술 연보年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