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조건
에릭 호퍼의 생애 두 번째 아포리즘집으로, 영혼의 연금술과 비교해 아포리즘의 개수는 적지만 다루는 주제는 훨씬 다양하다. 모두 183개의 아포리즘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출간된 자신의 저서들이 다루는 주제가 모두 집약되어 있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 트러블메이커의 본질, 인간 창조성의 원천, 인간의 본성 등이다.
에릭 호퍼가 이 책을 집필한 1964년부터 1972년까지 UC버클리에서 강의를 맡지 않는 조건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학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당시 대학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격심한 학생운동으로 들끓을 때였다. 이런 캠퍼스 분위기 속에서 자기인식이 결여된 채 '말로 먹고사는' 대학 구성원들을 지켜보면서 그들에게 강한 반감을 느꼈다. 그래서 인간의 기원과 본성에 대한 그의 고찰은 더욱 심화되었고, 한 인간이 갖추어야 할 기본조건에 대한 탐구도 계속되었다. 에릭 호퍼는 영혼의 연금술에서 얼음같이 차가운 위트와 경구로 인간의 ‘지칠 줄 모르는 악의와 잔인함’에 대해 철저하게 탐구한 반면, 18년 뒤에 출간된 이 책 인간의 조건에서는 자신의 지적성장을 반영하듯 인간과 자연의 근원적 본질과 조화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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