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길 위에서 만난 여행 같은 그림들
『On the Road』로 수많은 청춘의 가슴에 ‘방랑의 불’을 지폈던 여행작가 박준. 그는 여권에 이미 300개가 넘는 스탬프를 찍었지만, 여전히 다른 세상이 궁금해 세계를 떠돌아다닌다. 그의 여정에서 미술관은 빼놓을 수 없는 경유지다. 그가 여행 가방에 고이 담아온 그림의 기억을 하나씩 꺼내 미술관을 열었다. 이름하여 ‘여행자의 미술관’.
미술관은 여행자라는 관람객을 만나 무한히 확장된다. 여행자에게 미술관은 ‘미술관’이라는 이름 안에만 갇혀 있지 않다. 뉴욕 현대 미술관, 파리 루브르 박물관,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 등 초대형 미술관뿐만 아니라 파리에서 런던으로 가기 위해 거친 유로스타 대합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들른 파리의 작은 카페, 열 명쯤 들어가면 꽉 차는 섬마을의 작은 목욕탕, 피부를 바삭바삭 말릴 것 같은 햇볕 아래 외로이 있던 아프리카 나미브 사막의 주유소 등 그가 떠돌아다닌 길 위의 모든 곳이 미술관이다.
전 세계 여러 나라의 미술관과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예술작품은 그에게 세상을 어떻게 다르게 볼 수 있는지 가르쳐 주었다. 그는 마티스가 그린 [모로코 사람들]을 보고 아직 가보지 않은 모로코의 노란 멜론과 하얀 모스크를 그리워했고, 고흐의 [낡은 구두]를 통해 그림을 보는 기쁨을 알았다. 잠비아 리빙스톤 미술관의 그림들을 보며 피부색 다른 이방인의 이질감을 다독였고,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만난 잿빛 얼굴의 여인에게서 방랑자의 비애를 보았다. 그리고 뭉크를 똑 닮은 그림을 통해 비극적인 인생과 마주했다. 그가 길 위를 떠돌며 만난 그림과 삶의 이야기들이 이 책 『여행자의 미술관』이 되었다.
저자소개
대학에서는 법학을, 대학원에서는 영화를 공부하고 몇몇 대학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하였다. 94년부터 전 세계의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여권에 3백 개가 넘는 스탬프를 찍었다. 뉴욕의 다양한 미술계를 취재한 다큐멘터리 <뉴욕 미술의 힘-다양성>(2003)과 EBS의 제작지원을 받은 장기배낭여행자들에 관한 다큐멘터리 (2005)를 만들었으며, 에 대한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On the Road』는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방콕의 ‘카오산 로드(Khaosan Road)’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상이자 책이다. 이곳에서 전 세계를 여행 중인 장기배낭여행자를 만나는 건 흔한 일이다. 박준은 카오산 로드에서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2년 이상을 여행하고 있는 배낭여행자들을 만나 그들의 흥미진진한 여행이야기를 들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마리화나나 피우며 실업연금으로 생활했다는 독일인 요나스, 회사를 그만두고 아시아를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여행하며 명상과 마사지, 요가를 배우고 있는 독일인 안야, 운영하던 제과점을 정리하고 3개월간 인도와 네팔, 동남아로 결혼 30주년 배낭여행을 떠난 김선우 서명희 부부, 쉽게쉽게 시집가는 것 대신 긴 여행을 선택한 윤지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서 학교를 자퇴하고 인도로 간 여고생 이산하, 매일매일 머리를 감는 것으로 시작하는 일상이 지겨워 세계여행을 떠난 심재동 커플 등 『On the Road』는 카오산 로드의 매혹적인 풍경과 함께 이들의 다양한 여행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달되는 작품이었다.
『On the Road』의 후속작『언제나 써바이 써바이』에서는 박준이 만난 사람들은 타인의 삶 속에 더 깊이 들어가 새로운 삶의 방식을 구체적으로 실천해나가고 있는 이들이다. 수십 년 다닌 직장에서 명퇴하고 나서 그 길을 알게 된 사람, 20대에 이미 그 길 위에 선 사람, 삶의 무게를 조금씩 실감하기 시작한 30대와 40대에 길을 나선 사람, 우리는 그들은 봉사자라 부르지만 그들은 그저 몸과 마음으로 삶을 즐기는 또 다른 여행자이다. 이 책은 나눔을 실천하는 삶의 숭고함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무나 할 수 없는 헌신적인 삶의 방식으로 ‘나눔’을 규정짓기보다는, 자신의 한계 내에서, 누구보다 즐겁게 할 수 있는 '나눔'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만든 이들이 말하는 나눔은 헌신도 이벤트도 아닌, 삶에 꼭 필요한 취미생활이고, 기다림이다.
길 위를 떠돌며 만난 그림과 삶의 이야기들은 책『여행자의 미술관』이 되었다. 마티스가 그린 <모로코 사람들>을 보고 아직 가보지 않은 모로코의 노란 멜론과 하얀 모스크를 그리워했고, 고흐의 <낡은 구두>를 통해 그림을 보는 기쁨을 알았다. 잠비아 리빙스톤 미술관의 그림들을 보며 피부색 다른 이방인의 이질감을 다독였고,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만난 잿빛 얼굴의 여인에게서 방랑자의 비애를 보았으며, 뭉크를 똑 닮은 그림을 통해 비극적인 인생과 마주했다.
2003년 이후 꾸준히 프리랜서로 여행에 관한 글쓰기와 사진, 다큐멘터리 작업에 심혈을 기울여 온 작가는 나눔과 교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가길 희망하며 여전히 여행 길에서 우연히 만난 '동행자'를 작품을 통해 그려나간다. 2009년에 파주 출판단지 근처 교하로 이사한 후, 집 거실과 도서관 그리고 카페를 오가며 한동안 몽상가로 살았던 그는 이제 조금 긴 여행, 아니 유랑을 준비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_ 그림을 보는 순간은 여행과 닮았다
1장. 미술관에서 꾼 꿈
낡은 구두
절반의 방, 절반의 인생
비행
자화상
기괴한 여자들
맨해튼의 기억
텔아비브 남쪽에서 온 소년
총, 구름, 안락의자, 말
그림에 부는 바람
슬픔
캘리포니아에서 첨벙!
푸른 지구의 하늘
꿈에서 본 풍경
고독
자살
집시 여인
고독한 주유소
구름 사이즈를 재는 남자
아비뇽의 여자들
생일카드
초록색 상자
달의 여행
깨진 달걀
여행자의 꿈
자유
땅으로 내려온 하늘
세상의 근원
인도의 세 소녀
굿 나잇 말레이시안
영웅적이고 숭고한 인간
꽃을 든 여인
그립지만 쓸쓸한
잠자리 헬기
바다의 조각
눈먼 사람
빛의 조각
여행과 기억
태양과 지구
슈프레강의 세 거인
맙소사
그림인가, 아닌가
그녀의 침대
빨간 방
내 곁에 있어 줘
2장. 미술관에서 만난 사람
그때 그녀가 생각 날 것이다
마르타의 초상화
런던의 방
사막의 새
동방의 신랑
여행하는 그림
흡혈귀 또는 사랑
그녀의 일기장
모로코의 테라스
페르라세즈 묘지에서 만난 남자
하얀 풍선
피렌체의 님프
여배우의 초상화
깡통과 예술
에밀리에의 키스
미라 신부
몽상가
존재하지 않는 향기
스캔들
붓꽃 한 다발
차라리 빠져 죽겠어!
지옥의 문 한가운데에는
3장. 길 위의 미술관
늪가의 유토피아
루브르
로키로 오세요
홀로 존재하는 시간
헝그리 라이언
우키요에 속 후지산을 찾아
파리의 청춘
미술관과 카지노
소설 같은 수영장
빨간색 폭탄과 사과 깡탱이
아프리카의 빛
모네의 정원, 모네의 방
파도가 조용히 끊임없이
카페 셀렉트
아오모리의 개
베를린의 냄새
나가사키의 밤
연 날리는 아이들
함부르거 중앙역 미술관
아이러브유 목욕탕
치명적 사랑
기모노를 입은 벨기에 소녀
러시아 남자, 파리 여자
저마다의 길
파리의 구슬 판타지
바닷가의 땡땡이 호박
제철소의 누드 사진
신이 비를 만드는 순간
섹시하지만 가난하지 않은
방적공장 호텔
삿포로의 피라미드
식물학자 예술가
파리에서의 하룻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