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레와 벤치의 사나이
셜록 홈스, 아르센 뤼팽, 에르퀼 푸아로, 브라운 신부……
명탐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전설의 경찰 매그레 반장
전 세계 5억 독자가 읽은 작가,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 시리즈 『매그레와 벤치의 사나이』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주인공 쥘 매그레는 두툼한 외투를 걸치고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문 채 쉼 없이 맥주를 마시는 거구의 사나이다. 100편이 넘는 이야기에 등장하여 독특한 방식으로 사건을 풀어 가는 매그레는 전 세계의 명탐정들과 더불어 추리 문학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주인공 중 하나다. 단순히 범인을 밝혀내는 데 그치지 않고 사건 이면에 숨은 진실과 그에 얽힌 인물들의 욕망을 파헤치며, 때로는 준엄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범인을 대하는 매그레의 인간적인 모습은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총 103편(장편 75편, 단편 28편)에 이르는 이 시리즈는 15편 이상의 극장 영화와 300편 이상의 TV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계속 재창조되고 있다.
심농은 대중적인 인기뿐만 아니라 카뮈, 지드, 포크너, 헤밍웨이, 마르케스 등 대작가들의 찬사를 얻은 작가이기도 하다. 섬세한 심리 묘사, 사건이 벌어지는 배경의 농밀한 분위기 서술, 짧고 단순하면서도 긴장감이 담긴 팽팽한 문체는 장르 문학에 대한 평가가 인색한 문학계에서도 심농의 입지를 확고하게 만들었다.
『매그레와 벤치의 사나이』(1953)는 매일 파리 대로변의 벤치에 앉아 쓸쓸하게 시간을 보내던 한 남자의 죽음에 숨겨진 비밀을 좇는다.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 속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던 고독한 중년 사내의 비밀스럽고 애잔한 속사정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평범한 추리 소설처럼 보이는 형식 안에 인간의 삶의 어두운 이면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매그레 시리즈 특유의 미학이 묵직하게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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