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논리에 잠식당한 이십 대와 그들을 둘러싼 사회 환경을 비판적 시각에서 파헤친 첫 책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 괴물이 된 이십 대의 자화상』과 ‘취업사관학교’로 전락한 대학의 현실을 비판한 『진격의 대학교 : 기업의 노예가 된 한국 대학의 자화상』으로 우리 사회에 큰 화두를 던진 바 있는 사회학자, 오찬호. 그가 이번에는 이 땅에서 평범하게 사고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대한민국 남자’에 메스를 들이댔다.
저자는 한국 남자를 이해하는 코드로 군대와 학교 교육,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Male breadwinner model, 남자가 생계를 책임지고 여자는 이를 지원하는 가족 모델)을 꼽는다. 권위주의와 경쟁주의 문화에 절어 있는 학교 그리고 폭력, 명령, 복종만이 절대 진리인 군대를 거치면서 남자(sex, 생물학적 성의 개념)는 점점 남성(gender, 사회적 성)으로 변해간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이다. 그 결과는 소통 능력과 공감 능력의 상실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는 ‘약자를 공격하는 남성들의 집단 세력화(예컨대 일베나 소라넷 등등), 약자에 대한 혐오 범죄, 결혼율과 출산율의 현격한 저하에 따른 인구 감소’라는 심각한 사회문제와 결코 무관치 않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은 해외 학자의 연구 결과나 이론을 토대로 인용 및 첨삭을 한 저작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주로 저자의 삶과 연구 과정, 다시 말해 직접 경험을 통해 길러낸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국내 현실을 다룬 여러 사회 비평서 및 페미니즘 도서를 기반으로 삼고 있다. 그만큼 원고가 갖고 있는 공감력과 흡입력, 생생한 현장감이 남다르다. 저자가 향하고 있는 비판의 대상에 저자 자신을 포함시키는 매우 성찰적인 애티튜드 역시 독자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저자소개
1978년에 태어났고 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부터 전국을 돌아다니며 여러 대학 및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개인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사회가 상식적이어야 한다고 믿고 인류의 평등을 방해하는 고정관념을 발견하고 파괴하는 글쓰기를 주로 한다. 생생한 사례와 함께 독자의 옆구리를 훅 파고들어 한국사회의 갑질을 폭로하는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70여 개 대학에서 토론주제로 선택된 책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를 시작으로,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진격의 대학교』, 『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등 여러 책을 집필했고 여러 책의 해제 및 추천사를 작성했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와 [말하는 대로], KBS [서가식당], tvN [젠틀맨리그], 채널A [거인의 어깨] 등에 출연해 ‘불평불만 투덜이 사회학자’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사실이라서 기분 나쁘지 않다.
목차
추천의 글 내가 마초라는 걸 깨닫는 순간, 천지가 개벽한다! -서민(기생충 박사, 칼럼니스트) PROLOGUE 약자의 삶이 익숙지 않은 한국 남자의 딜레마
Ⅰ. HEAD 머리____“내가 배워야 할 건 군대에서 다 배웠다” 왜 ‘군대’는 금기어가 되었나? 군대 다녀오길 정말 잘했구나 우리는 복종에 찬성합니다 내가 배워야 할 건 군대에서 다 배웠다 괴물과 싸우면서 괴물이 되는 남자들 예비군 훈련과 민방위 훈련이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
Ⅱ. HEART 가슴____“나처럼 좋은 남자도 없어” ‘개저씨’는 혁명의 단어다 한국 남자들에겐 ‘배신의 DNA’라도 있단 말인가? 수치심과 폭력을 견디며 남성이 되어가다 남자는 왜 쓸데없이 당당해서 화를 자초할까? 초등학교 여교사가 신붓감 1순위인 것은 사실이잖아요! 누가 ‘김 여사’의 운전을 욕하는가 남편은 왜 명절 때만 되면 가부장이 될까? 예쁜 여자 앞에서만 초능력을 발휘하는 남자 옷을 그렇게 입고 다니니까 성추행을 당하지 나처럼 좋은 남자도 없어 남자들은 원래 그래
Ⅲ. SHOULDER 어깨____ “남자로 살기 너무 힘들어” 남자로 살기 너무 힘들어 나는 왜 여학생들을 더 좋아했을까? 회사에 남자가 많은 건 다 이유가 있다니까 절대자의 성은 과연 남성일까? 누가 논개를 기생이라 말하는가 나쁜 속담들이 없었다고 상상해보자 요즘 젊은 엄마들이 정말 문제라니까!
Ⅳ. BACK등____“내가 여자한테까지 무시당해야 돼?” 동네북이 되어버린 여자들 여성 흡연자들이 예의가 바른 이유 술집에서는 왜 ‘이모~’라고 부를까? 왜 누나는 남동생의 밥을 챙기는 걸까? 아침 드라마가 막장으로 가는 특별한 법칙 남자의 호구로 사는 여자들 기도밖에 할 게 없는 여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