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
〈열하일기〉는 연암 박지원이 쓴 중국 기행문집으로 26권 10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1780년(정조 4)에 종형인 박명원을 따라 청나라 고종의 칠순연에 가는 길에 보고 듣고 생각한 것을 적은 글이다. 중국의 역사, 지리, 풍속, 토목, 건축, 선박, 의학, 인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문학, 예술, 천문, 병사 등에 이르기까지 수록되지 않은 분야가 없을 만큼 광범위하고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게다가 이는 단순 묘사에 그치지 않고 이용후생 면에 중점을 두어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연암은 고상한 말과 경구 등을 인용한 고전적 문풍이 강하던 당시의 경향을 깨뜨리고 자신이 직접 보고 느낀 것을 새롭고 신선한 문체로 솔직하게 담아내는 데 주력했으며, 이를 위해 속담, 민요, 소설 등을 적극 활용했다. 그럼으로써 새로운 문풍의 기수로 떠올랐다. 〈열하일기〉에는 실용주의자의 눈으로 우리 백성들에게 이로운 것을 전하고자 하는 실학자의 사상, 대국의 위세와 기풍에 눌리지 않으려는 선비의 마음자세, 그런 가운데서도 유머와 솔직함을 잃지 않으려는 연암의 인간적인 면모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책은 소설가 김문수가 조선을 떠나 연경, 열하를 다녀오는 여정을 따라 연암의 사상과 문학성 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을 골라 한권으로 엮은 것이다. 〈열하일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연암만의 독특한 문체와 생생한 인물 묘사, 풍자 등을 최대한 살렸으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현대적으로 풀어 썼다. 또한 사절단의 이동경로를 그린 지도를 수록해 한양에서 열하까지의 기나긴 여행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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