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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의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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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의 인문학

저자
임병희 저
출판사
비아북
출판일
2015-05-13
등록일
2020-05-26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12MB
공급사
예스이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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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문학자가 목공소로 간 이유는?

박사학위까지 받은 사람이 공방에서 목수의 삶을 살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대체로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무언가 사연이 있겠구나 하며 의문을 갖는 것이 보편적인 반응일 것이다. 사회 통념상 인문학자와 목수는 분명 어색해 보이는 조합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임병희는 그 어색해 보이는 두 세계의 접점에서 살고 있다.

촉망받는 인문학자였던 그가 긴 공부를 마치고 귀국해 향한 곳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강단도, 연구실도 아닌 공방(工房)이었다. 그는 1년여 공방에서 목공 수업을 받은 후 ‘나무와 늘보’라는 공방에서 가구를 만드는 삶을 선택해 살아가고 있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그는 사람들의 예상과 한참 벗어난 선택을 했을까. 그것은 10여 년간 공부를 하면서 느꼈던 무기력과 무언가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었다. 어릴 적부터 무언가 만들어보는 것을 좋아했던 청년이 혼자 짓고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이 생각뿐인 공부에서 벗어나 몸으로 스스로 만들어보고자 했던 것이다. 그가 공부를 해왔던 것도 무엇이 되기 위해 한 공부가 아니었기 때문에 통념에서 벗어나기도 어렵지 않았다. 사람들의 시선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했기에 그 무엇도 할 수 있었고, 과감히 지금까지의 삶과는 전혀 다른 목수의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런 태도는 저자가 갖고 있는 삶의 철학에서 나온다. 그는 인생은 “계획 중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한다. 매일매일 예상치 못한 순간이 모여 우리의 삶을 이루고, 우리는 그때마다 선택을 해야 한다. 지금의 삶은 과거에 했던 무수한 선택의 결과이기에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야 한다. 그리고 올바른 선택을 도와주는 것이 고전이고 인문학적 소양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는 중국 유학 시절, 고전을 읽으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았고 그때 배운 것들이 지금의 삶을 이끄는 힘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공부가 있었기에 지금처럼 남들의 시선과 상관없이 오롯이 자기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목수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도중에 겪은 일들과 그보다 과거의 경험들을 사서(四書)와 노장(老莊) 등의 동양고전 속 문장들로 풀이한다. 말하자면 한 사람의 인문학자가 스스로 삶의 철학을 세워 나가는 기록의 흔적이다. 얼핏 보면 관계가 없어 보이는 목공과 인문학 사이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고, 더 나아가 그 안의 이야기들을 삶의 다른 영역으로까지 확대해가는 일은 인문학의 외연을 넓혀가는 작업이다. 또한 책상에 앉아 머리로만 생각하지 않고, 삶의 현장과 직접 부딪치며 만들어가는 ‘현장의 인문학’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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