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는 지금-이곳을 살아가는 동시대인의 객관적인 삶의 이미지와 시인의 개별적인 삶의 이미지가 독특하게 겹쳐져 있는 특이한 시집이다. 슬픔과 연민, 정념들로 노출되는 시인의 사생활은 칙칙함이 아닌 투명성으로, 그리고 객관적인 삶의 풍경에는 개별 삶의 섬세한 주름들이 그대로 살아 어른댄다.
저자소개
1980년대 민주화 시대를 살아온 지식인으로서 시를 통해 시대를 풍자하고 유토피아를 꿈꾼 시인. 그의 시에는 정치성, 종교성, 일상성이 골고루 들어 있으며 시적 화자의 자기 부정을 통해 독자들에게 호탕하되 편안한 느낌을 준다.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연혁(沿革)」이 입선하고, 「문학과지성」에 「대답없는 날들을 위하여」 발표, 등단한 시인 황지우. 제3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그의 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1983)는 형식과 내용에서 전통적 시와는 전혀 다르다. 기호, 만화, 사진, 다양한 서체 등을 사용하여 시 형태를 파괴함으로써 풍자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 시집은 극단 연우에 의해 연극으로 공연되기도 하였다. 『나는 너다』(1987)에는 화엄(華嚴)과 마르크스주의적 시가 들어 있는데 이는 스님인 형과 노동운동가인 동생에게 바치는 헌시이다. 또한 다른 예술에도 관심이 많아 1995년에 아마추어 진흙조각전을 열기도 하고 미술이나 연극의 평론을 쓰기도 하였다.
1991년 현대문학상을 수상작인 『게눈 속의 연꽃』(1991)은 초월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노래했으며 『어느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는 1999년 상반기 베스트셀러였다. 『어느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는 생의 회한을 가득 담은 시로 대중가사와 같은 묘미가 있는 시집이다. 이 시집에 실려 있는 「뼈아픈 후회」로 김소월문학상을 수상했고, 같은 시집으로 제1회 백석문학상을 수상했다.
1952년 전남 해남에서 출생으로, 서울대 인문대 미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