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생에 대한 심오하고도 냉철한 메시지
냉소와 기지 넘치는 문장
해학적으로 바라본 인간 삶의 즐거운 메시지!
진실로 소설가다운 소설가!
세상에는 좀처럼 그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는 작가가 있다. 서머싯 몸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면 뜻밖으로 들릴까? 물론 몸이 독자나 극장 관객에게 큰 인기를 얻은 유명작가였음은 틀림없다. 몸 연구자인 로버트 롤링 콜더가 몸을 두고 “20세기 전반에 가장 높은 몸값을 받은 작가”였으리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동시대 쟁쟁한 비평가들은 입을 모아 몸을 이류 취급했다. 몸 자신도 회상록 『서밍 업』에서 “나는 비평가들에게 20대에는 잔인하다, 30대에는 경박하다, 40대에는 냉소적이다, 50대에는 능란하다는 말을 들었고, 60대인 지금은 피상적이라는 말을 듣는다”고 불평했다.
그러나 그 무렵 비평가들은 주로 예술적·미학적인 관점에서만 몸의 작품을 평가한 탓에, 그의 작품에 특이한 형태로 나타나는 시대성이나 국제성을 이해하지 못했다. 몸의 통속성이 실제로는 그의 가장 큰 장점임을 간과했던 것이다. 즉, 몸은 시대를 읽는 탁월한 눈으로 대중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꿰뚫어보고 있었다. 다만 그의 작품이 동시대 주요 문학 조류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20세기 초까지도 영문학사에서 과소평가를 받았을 뿐이다. 몸의 작품은 인생에 대한 심오한 메시지를 찾고 싶은 독자는 물론이요, 냉소와 기지 넘치는 문장을 읽고 웃고 싶은 독자에게도 큰 즐거움을 준다.
저자소개
1874년 프랑스 파리에서 영국 대사관 법률 고문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8세 때 어머니가 사망하고 2년 뒤 아버지마저 세상을 뜨자, 영국의 교구 목사인 작은아버지 밑에서 성장했다. 사립 중등학교 킹스 스쿨에 입학했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그만둔 후,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이후 런던의 성 토머스 병원 부속 의과 대학에 입학했지만, 의사보다 작가가 될 꿈을 품고 1897년 첫 소설 『램버스의 라이자』를 발표하며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의업을 포기하고 소설과 희곡 집필에 몰두했으며, 1908년 그의 희곡 네 편이 런던 웨스트엔드의 극장에서 동시 상연되면서 극작가로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
1915년 자신의 정신적 발전의 자취를 더듬은 자전적 성장 소설 『인간의 굴레』를 출간했으며, 1919년 화가 폴 고갱의 전기에서 모티프를 얻어 쓴 소설 『달과 6펜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그밖에 1921년 단편집 『나뭇잎의 떨림』을 출간하면서 단편 작가로도 명성을 쌓았으며, 이후로도 10권이 넘는 단편 선집을 더 출간했다.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몸은 영국 정부의 요청으로 비밀 요원이 되어 스파이 활동을 하기도 했는데, 1917년에는 볼셰비키 혁명을 저지하라는 임무를 받고 혁명이 진행 중이던 러시아에 잠입하여 활약하기도 했다. 당시의 체험들을 바탕으로 1928년 연작 소설집 『어셴든, 영국 정보부 요원』을 출간했다. 몸이 자신의 실제 경험에 허구를 가미하여 집필한 이 작품은 현대 스파이 소설의 원조이자 고전으로 평가된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과자와 맥주』(1930), 『면도날』(1944) 등의 소설들과 「약속의 땅」(1913), 「공전」(1921) 등의 희곡들, 『서밍 업』(1938), 『작가 수첩』(1949)을 비롯한 회고록과 에세이 들이 있다. 몸은 1965년 프랑스 남부에서 폐렴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