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나이들면서 내려놓아야 할 것과 반드시 지켜내야 할 것들흔히 나이듦이란 반갑지 않는 존재로 취급받지만, 소노 아야코는 나이듦에도 장점이 있고 분명한 역할이 있다고 말한다. 단 지켜내야 할 것에 집중할 수 있는 간소함의 철학을 전제로 한다. 우리는 성장과 발전의 시기에는 좀 더 많은 것을 이루고, 좀 더 높은 곳을 향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고 살아가지만, 만년에는 그렇지 않다. 비울 수 있는 삶이야말로 진정 아름답다. 외모는 추레해지고 생각처럼 창대한 일을 벌일 수 없다는 한계를 인식할 즈음, 우리는 삶의 기본에 집중해야 한다. 분수에 맞는 삶, 절제와 침묵, 생활의 일선에서 물러서지 않는 자립정신을 지키기에도 벅찬 시기인 것이다. 능력은 떨어지고 생활은 간소해져야 마땅하지만 결코 누추하지 않다. 젊었을 때라면 결코 볼 수 없었던 삶의 가치를 볼 수 있는 혜안이 있기 때문이다.소노 아야코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알아서 다 해주는 삶이야말로 노화를 재촉하는 길이라 말한다. 우리의 생활은 잡다한 사건들의 백화점이다. 이런 잡다한 생활의 일선에서 물러서지 않는 것이, 육체와 정신의 노화를 막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작은 기쁨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자만이 진정 아름다운 만년을 맞을 수 있다.
저자소개
소설가. 『멀리서 온 손님』이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오르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폭력적인 아버지 때문에 바람 잘 날 없던 어린시절을 보냈다. 불화로 이혼에 이른 부모 밑에서 자란 외동딸의 기억에 단란한 가정은 없었다. 게다가 선천적인 고도근시를 앓았기에 작품을 통해 표현된 어린시절은 늘 어둡고 폐쇄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부조리는 소설가로서 성장하는 데에 밑거름이 되어주었다. 소설가에 대한 편견이 심하던 시대였으나 반골 기질인 소노 아야코는 망설임 없이 소설가의 길을 선택하였다. 한편 평생 독신을 꿈꾸었지만 같은 문학 동인지 멤버였던 미우라 슈몬을 만나 22세의 나이에 결혼에 이른다.
50대에 이르러 작가로서 또 인간으로서 위기를 맞는다. 좋지 않은 눈 상태에 중심성망막염이 더해져 거의 앞을 볼 수 없는 절망을 경험한 것이다. 가능성이 희박한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태어나 처음으로 안경 없이도 또렷하게 세상을 볼 수 있는 행운을 맛본다. 태어나 처음으로 만난 거울 속 자신은 이미 주름진 반늙은이가 되어 있었다. 가톨릭 신자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유치원 때부터 대학까지 미션스쿨에서 교육을 받았다. 신에게 비추어본 나약한 인간의 모습은 그의 문학을 관통하는 핵심이 되어주었다. 결혼 후 친정 어머니와 두 분의 시부모님과 한 집에 살아오면서 나이듦과 죽음에 대한 자연스러운 통찰을 담아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해외일본인선교사활동후원회라는 NGO를 결성하여 감사관의 자격으로 전세계 100개 국 이상을 방문하기도 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1972년에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초장기 베스트셀러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계로록戒老錄)』을 비롯하여 『약간의 거리를 둔다』 『타인은 나를 모른다』 『좋은 사람이길 포기하면 편안해지지』 『남들처럼 결혼하지 않는다』 『나다운 일상을 산다』 『마흔 이후 나의 가치를 발견하다(중년이후中年以後)』 『나이듦의 지혜』 『간소한 삶 아름다운 나이듦』 『후회없는 삶 아름다운 나이듦』 『성바오로와의 만남』 『죽음이 삶에게』 『오늘 하루도 감사합니다』 『세상의 그늘에서 행복을 보다』 『빈곤의 광경』 『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등의 에세이와 『천상의 푸른 빛』『기적』『신의 더럽혀진 손』등 다수의 소설이 있다.